• 정창욱 교수님 인터뷰
  • 관리자 |
  • 2025-10-14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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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교수님. 교수님께 연구와 관련된 질문을 드리며 인터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먼저 교수님의 주요 연구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간 뇌 샘플을 이용하여 인간 뇌의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뇌의 상태 그대로의 정보를 잘 추출해 연구할 수 있는 고효율적 방법 중 하나인 Omics 기법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ingle-cell RNA sequencing부터 시작하여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체성 돌연변이(somatic mutation), 즉 모자이크 변이(mosaic mutation)가 뇌에 어떻게 분포되어있는지 봄으로써 뇌가 어떤 패턴을 가지며 발생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데요. 저 또한 이를 이용하여 인간의 뇌가 다른 동물과는 발생 과정에서 어떻게 다른지에 더불어 무엇이 잘못되어 뇌에 질병을 발생시키는지를 연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통 지금까지는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발달 분야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인간의 질병에 대해서는 결국 인간으로 돌아가서 연구를 해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인간 뇌를 직접 가지고 연구하는 곳에 가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Q2. 그럼 해당 분야의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실제 인간의 뇌를 가지고 연구를 하다 보니까, 인간 뇌질환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사실 동물과 사람 중에 가장 다른 장기를 꼽으라고 하면 뇌라는 생각이 들잖아요. 쥐를 이용하여 연구를 하게 되면 상당히 속도가 빠르고 접근이 쉽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뇌를 정확히 모방하지 못하기 때문에서 오는 기본적인 한계가 있거든요. 실제로 마우스만을 가지고 한 연구에는 ‘쥐에서만 보이는 현상인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많기도 하고요. 근데 인간 뇌를 가지고 직접 연구를 하니 이런 문제들이 많이 풀릴 수 있는 것이죠. 인간 샘플에 접근 자체는 어려울 수 있지만, 한 번 접근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상당히 파워풀하기에 매력적이었습니다.
- 실제로 교수님께서 쥐만 사용한 연구에서 맞닥뜨렸던 한계를 인간 샘플로 해결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네, 실제로 제가 한 연구 중 하나는 쥐에서는 전혀 발견이 되지 않던 발생 과정이었어요. 쥐에서는 없다고 알려진 발생 과정인데 항상 인간 태아 뇌의 줄기세포를 꺼내서 배양해보면 특정 세포가 나온다는 보고들이 있었어요. 계속 in vitro 상태로만 검증이 되던 것을 제가 인간 뇌 샘플에서 모자이크 변이 분석을 통해 실제로 해당 세포가 나온다는 것을 증명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결과로 더불어 사람과 쥐에게 뇌 발생 과정 차이가 있음도 볼 수가 있었습니다.

Q3. 교수님의 연구실 분위기는 어떤가요? 연구실 첫 세팅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저희 인원이 딱 3명밖에 없어서 사실 분위기라고 할 것까지는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분위기를 말씀드리면 될 것 같은데, 자기가 결과만 잘 낼 수 있으면 출퇴근이나 이런 건 자유롭게 해주는 편이에요. 첫 세팅 같은 경우, 일단 학생들이 논문을 많이 읽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랩 세미나나 저널 클럽을 같이 많이 하고, 논문에서 나오는 것들을 모방해보라고 시키기도 해요. 논문의 디자인을 우리 상황에 적용시켜 모방하다 보면 자신의 주관이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실험을 많이 하진 않지만 실험도 하게 되면 선배들의 실험을 먼저 모방해보는 훈련으로 시작하여 점점 자신의 생각과 철학이 들어간 연구를 하게끔 지도하고자 합니다.

Q4. 교수님의 연구실에는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면 좋을까요?
저희 랩은 dry work과 wet work을 둘 다 하는 랩이기 때문에 그것에 거부감이 없는 학생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뇌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어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기본적으로 신경과학자다 보니까 뇌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특히 인간 뇌가 어떻게 다른 동물과 다른 지나 사람의 뇌 질환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친구들이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Q5. 꼭 이 주제만큼은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교수님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무도 안 했는데 이미 저희 랩에 세팅이 잘 갖춰져 있고 전문성이 있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는 우리가 셋업이 잘 되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게 포착이 되었을 때 바로 뛰어들 수 있는 수준으로 우리의 역량을 끌어올려두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6.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럼 이제 교수님께서 보낸 학위 과정 시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혹시 석사와 박사 과정을 쭉 하시면서 어떤 고민들을 하셨는지, 혹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처음 학위 과정 때 쓴 논문이 순탄하게 잘 갈 줄 알았어요. 졸업 직전에 좋은 논문지에 투고를 해서 리비전도 받고 그랬거든요. 리비전 끝나면 이게 잘 돼서 억셉도 되고 졸업도 하겠다 했는데 웬걸 딱 졸업하자마자 받은 게 리젝 메일이었어요. 그 메일 받고 나서 다른 논문지에 투고하고 다시 6개월 리비전을 했는데 또 리젝을 받고, 그렇게 거의 다 합치면 졸업하고도 한 2년동안 제 논문이 구천을 떠돌았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받았던 리뷰 코멘트들 중 인간에 대한 연구를 쥐 모델로 한 것으로부터 온 한계점을 지적하는 내용들이 많았고, 지금의 연구엔 한계가 정말 있구나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된 것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인간 샘플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연구실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제 지도 교수님도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주셔서 실제로 그 쪽으로 지금까지도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그런 어려움이 있으셨는데도 불구하고 학계에 남겠다고 다짐하신 이유가 있나요?
논문이 2년동안 구천을 떠도니 많이 지치긴 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뇌 연구는 계속 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회사에는 그런 자리가 많지 않으니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조용하지만 길게 연구를 해볼까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곤 했는데, 결국은 박사 후 연구원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어떻게 됐든 시간 낭비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가족들도 한국에 있으니 딱 3년이라는 마지노선을 정해뒀던 것 같아요. 3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바로 돌아오자는 마지노선을 정하고 가니까 마음이 비교적 편하더라고요. 또 오히려 그래서 3년 동안은 더더욱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3년 안에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와서, 조금 더 해서 논문까지 내고 돌아오게 된 것 같습니다.


Q7. 향후 5~10년에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는 분야에서 저희 삶이 체감할 변화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뇌 발생 교과서에는 쥐를 통해서 알아낸 사실들이 많아요. 근데 이제는 인간 샘플로 그것을 검증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아마 교과서가 많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더 직접적으로는, 이렇게 인간 샘플로 알게 된 사실들을 이용해서 인간의 발달 과정을 더더욱 정확히 모방하는 오가노이드나 마우스 모델이 또 개발될 것이고, 이런 모델들을 제약회사 등에서 사용하면 더 빠르고 쉽게 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저희 연구가 되게 기초적인 연구라서 좀 먼 미래이긴 하지만요.


Q8. 연구 자원이나 규제 등 연구 트렌드를 결정짓는 구조적 요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초 연구의 경우는 정부가 어떤 기조를 가지고 있느냐, 예산은 어떻게 분배해서 사용할 것이냐, 나라 자체의 규모는 어떠한지 등 모든 것들이 다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미국과 한국 두 나라를 경험해 봤으니 그것을 토대로만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국은 미국에 비해서는 적은 돈이지만 더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아요. 과제 선정률도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고요. 더불어 좀 더 똑똑한 아이디어나 가성비가 좋은 생각 등으로 돌파구를 제시해 나가는 연구를 주로 하는 환경이라고 느껴요. 반면, 미국은 좀 더 많은 돈을 특정 연구에 집중시키는 분위기예요. 대형 스터디에 큰 돈을 투자하여 전례 없는 대형 리소스를 만들어 보고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이용하여 전세계인에게 봉사하는 과학적 리더십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미국 연구소들의 기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Q9. 마지막으로, 신입생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먼저, 너무 욕심부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너무 힘을 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희 학생들에게도 절대 밤 새지 말라고 말해주곤 합니다. 결국 연구란 마라톤인데, 1년차 때 넘치는 의욕을 너무 한 번에 쏟아부으면 고년차가 되었을 때 지치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에 밸런스를 잘 잡으면 좋겠어요. 가족, 친구, 애인과 보내는 시간들도 중요하니 너무 연구에 몰빵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요.
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결국엔 해야하는 것 같아요. 저는 교수님 말을 정말 안 들었거든요. 대학원 2년차까지 교수님께서 하라는 것 안 하고 제가 생각하는 가설대로만 실험을 했어요. 그러다가 한 번 장학금에 지원해볼 기회가 생겨 제가 생각하는 주제로 마음대로 써서 낸 적이 있어요. 합격하고 난 후 교수님께서 제가 마음대로 주제 작성해서 냈다는 걸 아시고 당황하시긴 했지만요. 근데 결과적으로는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했기 때문에 2년동안 논문 투고하고도 리비전 하고, 떨어지고를 반복해도 연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시작한 것이니까 책임감도 남달랐던 것 같고요.
장학금도 써볼 기회가 있으면 꼭 써보세요! 연구계획서를 작성하다보면 생각 정리가 진짜 잘 돼요. 써보다가 ‘이게 좀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그런 경우 빨리 주제를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비록 학생 혼자서는 말도 안 되는 연구를 설계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들한테 검증을 받아보고, 조금씩 고쳐가면서 교수님도 설득해내고, 결국엔 자신이 생각한 것을 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철학이 생기는 방향으로 연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창욱 교수님 사진> <정창욱 교수님 인터뷰 현장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