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연구성과 및 저자 인터뷰 - 안지송 (석박사통합과정 4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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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1-22 19: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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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송 석박사통합과정 4년차(주영석 교수님 연구실)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유전체 연구는 주로 암 조직에서 수행되어 왔지만, 정상 조직에서의 체세포 돌연변이 연구가 암의 근본적인 발생 기전을 이해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수많은 체세포는 세포분열을 거듭하며 체세포 돌연변이를 축적하고, 이로 인해 한 사람의 체세포들 사이에 미세한 유전체 서열 차이가 존재하는 ‘somatic mosaicism’ 현상이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정상세포의 핵유전체에서 발생하는 체세포 돌연변이와 somatic mosaicism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세포 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 DNA에서의 mosaicism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본 연구는 정상 체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를 확인하고 어떻게 이러한 돌연변이 분포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 형성 기전을 추적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의 첫 시작은 제가 대학원에 입학한 지 1학기가 끝나가던 2021년 여름이었습니다. 당시 연구실에서는 한 사람에서 얻은 수십 개의 단일세포 전장유전체 서열을 분석하여 체세포 돌연변이를 통해 배아발생과정을 추적한 연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 역시 세포마다 다른 분포를 가지는 것이 확인되었지만, 깊이 있게 다뤄지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저는 암 조직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 대해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고, 자연스럽게 교수님께서 정상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를 연구해보라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3년간의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를 단일 정상세포에서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저의 첫 연구였던 만큼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돌연변이를 찾고 보니, 대부분은 한 세포에서만 발견되었지만 일부는 한 사람의 여러 세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복적으로 발견된 돌연변이는 노화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수정란에서부터 존재하여 딸세포로 계속 전달된 것이라고 판단했고, 여러 분석을 통해 수정란에서의 돌연변이 분포를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 후, 수정란부터 존재한 돌연변이와 노화과정에서 발생한 돌연변이의 분포가 다른 것을 확인했고, 각각의 분포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DNA의 dynamics를 예측하고 체세포 돌연변이 발생 빈도를 계산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와 돌연변이의 분포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모델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외에도,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가 RNA에 미치는 영향, 한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DNA의 개수와 그 차이, 그리고 암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상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를 찾아보는 것에서 시작했으나, 연구를 진행하면서 흥미로운 현상들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고민하며 분석하다 보니 연구 방향이 구체적으로 다듬어졌고, 결과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님의 지도를 받아 본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유전체 돌연변이 모자이시즘 연구실(https://www.julab.kaist.ac.kr/)로, somatic mosaicism을 생물정보학 기법을 이용해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장유전체 뿐 아니라 전사체, 후성유전체 등 여러 오믹스 분석 및 오가노이드 배양 등의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첫 연구였던 만큼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저는 이제 막 연구에 발을 디딘 부족한 새내기였고 매 과정마다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데이터로 그래프를 그리기는 했지만, 왜 그런 그래프가 나왔는지 처음에는 고민도 거의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고자 하는 분석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꼬박 몇 주를 보내기도 하고 제가 도출한 결과를 의심하며 거듭 검토를 한적도 많았습니다. 그런 저를 계속해서 이끌어주시며 연구가 방향성을 잘 잡아가도록 지도해주신 주영석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영석 교수님과 연구에 관련된 토론을 하는 것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가 당연하게 넘겼던 현상에 대해 항상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이 연구의 새로운 방향으로 이어졌을 때, 놀라우면서도 이것이 연구자의 자세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교수님의 가설을 듣기만 했던 제가, 점차 분석한 데이터에 대한 저 나름의 가설을 세워 가져갔고 이를 교수님께서 인정해 주셨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새로운 데이터로 인해 원래 저희가 세웠던 가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몇 시간의 논의 끝에 방향성이 완전히 바뀌었을 때, 당시에는 그동안의 분석이 허무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더 정확한 결론에 도달했다는 뿌듯함도 공존했습니다. 그 몇 시간동안 저는 교수님과 깊이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한 단계 더 성장하여 다음 과정을 향해 달릴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를 수행하며 참석한 여러 학회에서 제 연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 분들에게 열정적으로 연구 내용과 의의를 설명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 계속 질문하시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실 때,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내가 새로운 것을 정말 연구했구나,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연구를 완전히 수행했구나, 그런 것들이 새삼 체감되기도 했습니다. 그 때의 기억들을 원동력삼아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학부 때 화학을 전공했지만 학부 과정 중에 생명과학을 컴퓨터를 이용해 연구하는 생물정보학에 관심이 생겨 자연스럽게 유전체학 분야로 대학원을 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분야라서 공부할 것도, 배울 것도 많았지만 제가 관심있어 선택한 분야인만큼 더 즐겁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찾고 그 현상에 대해 해석해보며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보람 있을 것입니다. 만약 유전체학에 관심이 생긴다면 주저없이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남은 시간동안 또다른 관점에서 somatic mosaicism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현재는 반복서열이 정상세포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졸업 이후에 제가 어떤 분야로 더 나아갈지도 천천히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가 이번 연구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저의 첫 연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고 연구자로서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전체 분석 및 연구 경험이 전혀 없던 제가 이러한 논문을 완성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지도해주신 주영석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와 비슷한 컨셉의 논문이 아카이브에 공개되었을 때, 학회에서 연구에 대한 비판을 듣고 왔을 때, 교수님께서 해 주신 따뜻한 말씀과 격려 덕분에 제가 끝까지 긍정적으로 연구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유전체 분석을 처음 알려주시고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의 초석을 다져 주신 김률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7. 키워드 3개: Somatic mosaicism, Mitochondrial DNA, Genom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