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연구성과 및 저자 인터뷰 - 진호경 (박사과정 4년차)
- 관리자 |
- 2024-05-24 14: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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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규영 교수님 연구실
박사과정 4년차, 진호경 학생
1. 논문의 간단한 소개와, 해당 분야의 동향 및 전망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오늘날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이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병태생리는 복합적이지만 그 중에서도 뇌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못하고 뇌 안에서 과다하게 축적되는 것이 중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 실질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노폐물은 뇌를 둘러 싸고 있는 뇌척수액이라는 체액을 통해 두개골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배출되게 됩니다. 따라서 뇌의 노폐물 제거를 담당하는 뇌척수액의 배출 장애는 다양한 뇌신경 질환을 유발하고 증상을 악화시키게 됩니다. 약 10년 전 즈음에 뇌막림프관의 뇌척수액 배출 경로로써 역할이 재조명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이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혈관연구단에서도 두개골 측하부에 존재하는 뇌막림프관이 뇌척수액의 주요 배출 경로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뇌막림프관을 타겟으로 하여 뇌척수액의 배출 기능을 조절하고자 두개골 안쪽에 약물을 주입하는 많은 시도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두개골 안쪽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식은 많은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 흐름 속에서 뇌척수액 배출을 조절하는 보다 안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두개골 안쪽에 존재하는 뇌막림프관이 어떻게 두개골을 빠져나가고 경부림프절과 연결되어 있는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었기 때문에 저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에 앞서 이 난제를 먼저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지주막하 공간에 형광 추적이 가능한 물질을 주입하고 미세수술을 통해 형광 신호가 발견되는 림프관을 하나씩 찾아보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뇌기저부 바로 아래에 존재하는 비인두 림프관망 안에 뇌척수액이 다량으로 관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두개저에 위치하는 뇌막림프관이 비인두 림프관망과 여러 경로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으며 전두개와와 중두개와 영역의 뇌척수액을 받아드리는 허브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힐 수 있었습니다. 또한 비인두 림프관망에 모인 뇌척수액은 경부림프관을 통해 최종적으로 경부림프절로 배출되었으며 이 경부림프관은 평활근세포로 둘러 쌓여 있어 규칙적인 수축과 이완운동을 통해 림프액을 이동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하였습니다. 노화된 생쥐에서는 비인두 림프관망의 퇴화가 관찰되었으며 기존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뇌척수액 배출 기능이 감소한다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이후 저는 새롭게 발견한 이 경로를 통해 뇌척수액 배출 기능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노화에 따라 퇴화되는 비인두 림프관망을 재생시킴으로써 뇌척수액 배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고 또한 경부림프관의 평활근세포 자극을 통해 림프관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함으로써 뇌척수액 배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힐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난제로 남아있던 뇌막림프관과 경부림프관의 연결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였고 두개골 바깥에서 뇌척수액의 흐름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진행 중인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치료 방법들과 더불어 제가 밝힌 경부림프관을 통한 새로운 치료 방법이 함께 적용된다면 많은 시너지 효과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많은 뇌신경 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및 연구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김하일 교수님과 고규영 교수님의 공동 지도하에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재학중인 박사 4년차 학생입니다. 제가 소속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는 저와 같은 임상의를 위한 다양한 의사과학자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프로그램 덕분에 연구 과정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신 교수님 및 관련 실무자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제가 소속된 혈관연구단은 기초과학연구원 카이스트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연구 단장이신 고규영 교수님 지도아래 두경부 영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혈관의 역할과 이를 통한 질환의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뇌막림프관, 비인두림프관, 비강림프관, 경부림프관 및 피부림프관과 관련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3.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나, 연구 활동을 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으시다면?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무엇보다 주변의 연구자들과 협업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다른 연구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실험 결과들을 얻게 되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 많은 아이디어들을 저 혼자 구상하고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는 것은 시간적으로,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다양한 세부 분야의 전문가들 및 동료 연구자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였고 그 덕분에 좋은 실험 결과들을 지치지 않고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해당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처음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했을 당시 같은 이비인후과 의국에 계셨고 지금은 국립 암센터에 계신 최성용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 때 교수님께서는 제게 학위 과정 동안 연구 주제를 고민할 때 이비인후과와 관련된 주제만을 너무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 저와 비슷한 길을 가려는 후배분들에게 같은 말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원에 막 입학하여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과학을 배우는 저희들에게는 입맛에 맞는 연구 주제를 선택하는데 너무 집중하지 말고 어떤 주저이던지 이를 통해 올바른 과학적 사고방식을 익히고 실험을 계획하며 결과를 얻고 최종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본인의 결과를 논문 형식으로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두개골 밖에 존재하는 뇌척수액 배출 경로를 새롭게 밝힌 만큼 저는 앞으로도 이를 통한 다양한 방법의 비침습적 치료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이번 논문을 통해 제시한 뇌척수액 흐름을 조절하는 방법은 두개골 안쪽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보다는 훨씬 안전하고 접근성이 좋은 방법인 것은 분명하지만 저는 이보다 더 우수한 치료 방법이 있을지 계속 찾아보고 싶습니다. 치료적 접근 뿐만 아니라 뇌척수액에 존재하는 다양한 바이오 마커들을 이 경로를 통해 진단하는 방법들 역시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영장류센터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설치류를 벗어나 영장류에서도 유사한 실험 결과들을 얻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저의 연구를 통해 많은 신경퇴행성질환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어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박사과정 1년차 때 첫 연구 주제가 잘 진행되지 않아 안지훈 박사님과 윤진희 박사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고민 상담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날 이야기 했던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어 윤진희 박사님과 함께 시작한 이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 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경험이 많은 윤진희 박사님 덕분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길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관련 분야로 먼저 큰 성과를 얻으셨던 안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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