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인터뷰] 최진혁 박사, KAIST 의과학대학원 졸업생(`21.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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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3 17: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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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1년 8월, KAIST 의과학대학원을 졸업한 최진혁입니다. 서재명 교수님 랩실 소속으로 Gastroenterology 4월 21일자 온라인판에 기재된 연구성과(Estrogen-Related Receptor γ maintains pancreatic acinar cell function and identity by regulating cellular metabolism) 수행과 관련하여 답변 드립니다.
 *관련 연구성과 URL: https://gsmse.kaist.ac.kr/boards/view/board_news/12910

논문의 간단한 소개와, 해당 분야의 동향 및 전망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췌장 외분비선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선방세포(acinar cell)은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율이 가장 높은 세포로 알려져 있으며, 매일 한 컵 정도의 소화액을 생산하고 분비합니다. 그러나 소화액이 소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활성화되면 췌장 조직 자체에 심각한 손상이 일어나며, 이로 인해 췌장염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췌장염의 원인은 담석이 담췌관을 막아 소화액이 역류하거나 과도한 음주로 인해 선방 세포의 에너지 항상성이 무너지면서 세포사멸을 유발함으로써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세포 에너지 대사를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췌장염및 췌장암을 비롯한 다양한 췌장 질환의 발병기전에 주요 병인임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췌장 미토콘드리아 에너지대사의 핵심 조절인자에 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현재 프로젝트는 고아 핵수용체(orphan nuclear receptor) 중 하나인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 감마(ERRγ) 녹아웃(knockout, KO) 마우스에서 심각한 췌장염이 유발되는 우연한 관찰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췌장 선방세포에서 ERRγ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일차배양 세포에서 ERRγ 단백질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에서 전사체를 비교 분석하여,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조절에 ERRγ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ERRγ가 활성이 억제된 선방세포에서 에너지 생산이 저해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선방세포의 세포사멸과 함께 심각한 염증반응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일부 선방세포의 경우 초기 췌장암에서 관찰되는 전구 세포로 변화는 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췌장염 환자의 전사체를 이용하여 마우스에서 관찰한 결과가 사람에서도 반영되는지 확인하였습니다. 분석에 사용된 샘플은 동일한 췌장염 환자의 건강한 췌장 부위와 췌장염이 있는 부위를 비교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췌장염이 있는 부위에서 ERRγ 발현이 감소하여 있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ERRγ에 의해 직접 조절되는 83개 유전자가 유의미하게 췌장염 샘플에서 감소하여 있었고, 그 유전자 중 일부가 유전성 췌장염 및 췌장암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사실은 ERRγ가 췌장염 유발하는 데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 ERRγ 단백질이 췌장 선방세포의 에너지 대사 및 생리기능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지님을 밝혔으며, 특히 동물모델부터 췌장염 환자 코호트까지 임상적 연결고리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ERRγ는 췌장염과 췌장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새로운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및 연구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KAIST 의과학대학원 대사·비만·당뇨 통합 연구실(integrated laboratory of Metabolism, Obesity, Diabetes (iMOD)) 소속의 서재명 교수님 연구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체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상생리 및 병태생리를 에너지 대사조절 측면에서 연구하는 곳입니다. 현재 (1) 지방조직 리모델링에 의해 유발되는 대사질병 기전 연구, (2) 생체 내 조직 특이적 분비 단백질 표지 기법을 활용한 대사질병 바이오마커 및 치료 표적 발굴 연구, (3) 노화 가속 마우스와 인간 노쇠 코호트를 이용한 노화제어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뇌, 간, 근육 그리고 췌장 외분비선에서 대사 현상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세포생물학 및 분자 생물학 기법과 함께 다양한 질병 마우스 모델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KAIST core facility (세포 및 동물 대사분석, scRNA-seq, FACS, 실시간 세포 및 생체 이미징 등)를 활용하여 in vitro/in vivo에서 다각도로 대사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나, 연구 활동을 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으시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단순 지적 호기심에 의해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관찰하게 되고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기도 합니다. 지도 교수님께서도 저에게 조언해 주셨던 “현재까지 알려진 지식에 얽매이게 되면 때로는 새로운 발견을 놓칠 수 있다.”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교수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하고 싶었던 실험들을 원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negative data에 대한 두려움보다 새로운 결과를 얻고 프로젝트의 다양한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재미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하나 하나의 데이터를 쌓아 본 논문을 완성해 가면서 실험 이외에도 scientific writing 능력의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해당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현재까지도 다방면으로 부족함이 많다고 느끼기에 누군가에게 감히 조언할 입장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Wet lab에 진학하시는 후배님들께 제 경험에 빗대어 말씀드린다면, 풀리지 않는 문제의 경우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실험을 통해 직접 부딪혀 보다 보면 예상치 못한 해결책을 얻은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위과정 동안에 다양한 공동 연구 경험과 학회 참석은 향후 진로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바이오 분야는 연구 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 속도를 찾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번아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UCLA-Harbor medical center 소속의 Eiji Yoshihara 박사님 실험실에서 새로운 연구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Eiji Yoshihara 박사님 실험실은 인간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제1형 당뇨병 환자 치료를 위한 췌장 섬 분화 및 이식 전략을 목표로 한 중개의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세포 대사조절과 생리 기능을 중점적으로 기초연구를 수행하였고, 앞으로는 기초연구에서 나아가 실제로 임상적용에 가까운 분야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현재 논문을 마무리 짓는데 있어서, 정말 다양한 실험을 했었고 이에 많은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신 지도교수 서재명 교수님, 그리고 iMOD 구성원 모두를 비롯하여 경북대 의대 이인규 교수님,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필한 교수님, 김호민 교수님, 주영석 교수님, 뇌연구원 문지영 박사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진 박사님, UCLA 병원 Eiji Yoshihara 박사님, Salk 연구소 Ronald Evans 교수님과 각 실험실 연구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